작품소개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뒤에 선다. 그리고 그녀를 뒤에서 안는다. 그녀가 행동을 멈춘다.
"이러지 마."
그녀의 말에도 난 멈출 수 없다. 그녀의 가는 목덜미에 입을 맞춘다.
"너 취했어. 그만 해."
그녀가 나에게 놓여나려 애쓴다. 하지만, 난 그녀를 더욱 꼭 안는다. 나의 행동에 그녀의 움직임이 잦아든다. 물이 계속 흐른다. 그녀를 향한 내 감정이 물처럼 흐른다.
물을 잠근다. 그녀를 향한 내 감정을 그녀가 막는다.
"채연아……."
그녀의 이름을 조용히 부른다.
"놔 줘……."
그녀가 말한다. 자신을 놓아 달라고. 팔의 힘을 풀어 그녀가 나를 향하게 돌려세운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나를 보려 하지 않는다.
"날 봐."
난 그녀의 시선을 잡고 싶어 그렇게 말한다. 나의 말에도 그녀는 시선을 내게로 향하지 않는다. 난 그녀의 얼굴을 들어올려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돌려버린다. 그녀는 나를 그렇게 거부한다.
"그만 가."
그녀가 말한다.
"날 거부하지마……. 그냥 너의 곁에 있게만 해줘."
그녀가 물기가 묻어나는 시선으로 나를 본다. 아무런 말 없이.
"채연이와 다시 시작하려 해."
'쿵.'
심장이 순간 멈췄다.
"다시, 시작하려 한다고?"
나의 물음에 그가 말한다.
"이번엔 놓치지 않아. 나 결심하고 한국에 돌아 온 거다. 채연이와 결혼한다."
'쿵.'
심장에 예리한 무언가가 박힌 듯 아픔이 느껴진다.
"그래? 채연이는 네 생각 알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아니, 아직. 말해야지. 만나기로 했어."
"언제?"
다급한 내 목소리가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빠르게 튀어나간다.
그가 날 바라본다. 그가 나의 눈을 바라본다. 그리고 잠시 응시하더니 이내 말한다.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