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친구는 떠났다. 사수는 횡령으로 입건됐다. 물려받은 호텔은 죽은 건물이 되어 팔리지도 않는다.
지독한 아홉수가 고된 차은유. 설상가상 새로 온 사수 주선명은 얼마 전 은유를 불법 가택 침입으로 신고한 옆집 남자다.
좌로 보면 살짝 재수 없고, 우로 보면 조금 멋있는 그가 차은유 인생을 인수해 주겠다며 나섰다. 이 남자 설마…….
***
“진짜 나 좋아해?” 대답을 재촉하듯 은유가 팔을 흔들었다. 코끝을 찌르는 술 냄새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선명이 그녀의 손을 털어내자 가녀린 어깨가 주춤 물러났다. “나야말로 좀 물어보자.” 선홍빛 입술이 은유 귓가에 바짝 붙었다. “그래서 내 대답을 감당할 준비는 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