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현대물 #로맨틱코미디 #연하남 #외국인/혼혈 #존댓말남 #동정녀 #달달물 #철벽녀
<안내> 이 작품은 2014년도 와이엠북스 출간작 <짐승들의 밤>의 조연 중 한명이었던 붉은 사자 그랑디를 주인공으로 한 후속편입니다. 별개의 이야기이나 이 작품 또한 전작인 <짐승들의 밤>과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으며 등장인물, 사건이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건의 세세한 부분 묘사는 <짐승들의 밤>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전작 <짐승들의 밤>의 중요한 스포일링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점, 주의 부탁드립니다.
짐승들의 세계, 클로노필드의 난폭한 지배자인 붉은 사자 그랑디.
상처 입고 협곡 아래에 떨어진 그를 덥석 주워온 리체.
그런데 이놈이 은혜도 모르고 성질도 더러운 데다 한술 더 떠서 한밤중에 발정까지.
“네가 배고픈 건 잘 알겠는데 난 먹이가 아니야. 그, 그렇게 핥아 봤자 아무 맛도 안 난다고.”
“꼬맹이. 넌 아직 어려서 뭘 모르나 본데 수컷에게 암컷의 살갗이란 맛있는 먹이 이상의 것이 되기도 하지.”
그가 마치 먹어치우려는 것처럼 그녀의 목덜미에 잇자국이 남을 정도로 강하게 물어뜯으며 빨았다.
“아얏!”
잠시 사그라들던 아픔이 또다시 전신을 훑고 내려가자 그녀가 얼굴을 찡그렸다.
아픔 때문에 저절로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아아, 그 표정 아주 마음에 들어. 겁은 없지만 적어도 아픔 정도는 느끼는군.”
한밤중에 건방진 잡종 꼬맹이를 혼내주고 싶어 덮친 그랑디.
그런데 의외로 이 궁상맞은 꼬맹이의 맛이 나쁘지 않다. 아니, 도리어 아주 마음에 든다.
***
“너에게 잡아먹히는 건 싫어.”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리체의 양 손바닥은 그랑디의 단단한 아랫배를 나른한 동작으로 천천히 쓸어내리고 있었다.
“잡아먹히는 것은 싫단 말이야. 그러니까……. 내 쪽에서 널 잡아먹을래.”
클로노필드의 지배자였던 붉은 사자 그랑디와 인간 잡종 리체를 중심으로 짐승들의 밤이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