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키워드: 현대로맨스, 까칠남, 능력남, 건어물녀, 털털녀, 로맨틱 코미디, 잔잔물, 케미커플
고생 끝에 낙이 오고,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고 했던가.
15년간 무명 만화가로 지냈던 내 인생에도 드디어 봄날이 찾아왔다.
내가 이 손으로 직접 그린 ‘은월’이 무려 종합 부문 베스트셀러 2위에 당당히 입성한 것이다!
서점에 나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있어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내 신경을 더욱 자극하는 것은 반짝거리며 진열되어 있는 책이 아니라,
진지하게 그 책을 살펴보고 있는 한 남자!
보기만 해도 안구가 정화되는 훈훈한 외모를 포착하자마자 내 직업병이 발동된 탓이다.
뚫어져라 관찰하며 그 남자를 주인공으로 이런저런 스토리를 구상하던 나는
갑자기 고개를 돌린 그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어색, 침묵, 정적, 패닉, 당황, 망신…….
맙소사. 이봐요, 총각.
내가 그렇게 이상한 사람은 아닐걸요?
▶잠깐 맛보기
“정식으로 내 소개를 하죠. 필명은 주몽, 본명은 우승하입니다.”
그의 말에 그녀는 놀랐다. 자기소개를 정식으로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눈을 몇 번 끔벅인 그녀도 말했다.
“필명은 무휼, 본명은 고가흔입니다.”
그들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
“하나 물읍시다.”
승하가 말했다.
“물으세요.”
“그날 서점에서, 날 왜 자꾸 본 겁니까?”
무덤덤하던 가흔의 눈에 난감한 기색이 스쳐 갔다. 역시, 서점에서 그렇게 대놓고 쳐다본 것이 문제였어. 누군들 이상하지 않을까. 반대로 내가 그의 입장이었어도 이상해했을 거다. 그녀는 마음을 비우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얼굴이 좋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