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나랑 재혼해서 딱 6개월만 살자.
2년의 고된 시집살이 끝에 이혼을 택한 예원은 유일하게 시댁에서 자신을 챙겨 주던 할머님의 부고를 접하고 충동적으로 장례식장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5년 만에 전남편 도훈을 맞닥뜨리게 된 그녀. 여전히 멋진 그의 모습에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낀 그녀는 왠지 모를 기대를 하지만, 마음을 숨긴 채 다시 한 번 도훈에게 안녕을 고한다. 그렇게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어느 날, 갑작스럽게 찾아온 도훈이 할머니의 유산을 받기 위해 재혼을 하자는 제안을 해 오는데…….
▶잠깐 맛보기
“아프겠는걸.”
예원은 마치 자신이 아픈 것처럼 한껏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그의 모습에 괜히 웃음이 나왔다.
“새 신발 신으면 곧잘 이래요. 오늘은 구두가 평소보다 높아서 더 발에 무리가 갔나 봐요.”
“그냥 낮은 거 신어.”
“솔직히 당신이랑 다니면 내 키가 너무 작아 보인단 말이에요.”
“난 키 작은 여자가 좋아. 너무 큰 여잔 매력 없어.”
그의 작은 중얼거림에 예원의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이혼할 때는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정말 지긋지긋했는데, 혼란스러웠다.
“키스할 때 불편하다고 투덜거렸던 건 잊었나 봐요.”
그가 싱긋 웃자 그녀의 바보 같은 심장이 더 심하게 두근거렸다. 도훈에게 그런 마음을 들킬세라 좀 전보다 더 퉁명스레 말했다.
“당신은 또 작은 여자 찾아서 사귀어요. 난 재혼하게 되면 당신처럼 큰 남자는 피할 거야.”
“재혼?”
“그래요, 재혼. 설마 내가 쭉 혼자 살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죠?”
뭐가 그리 마뜩지 않은지 찌를 듯 노려보던 그가 강한 어조로 한마디 툭 내뱉었다.
“내가 한 뒤에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