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아저씨, 만나는 사람 있어요?
동네에서 경찰관 훈남, ‘경훈’이라고 소문난 기민. 그는 실력 좋은 경찰이었지만 중요한 사건에서 실패하고 지방으로 쫓기듯 내려와 무력한 일상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천방지축 날뛰는 고등학생 사영과 마주하게 되고 솔직하게 고백해 오는 그녀의 감정에 혼란스러워진다. 그녀를 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그녀에게 끌리는 마음을 부정해 보지만 거침없이 밀고 들어오는 사영의 사랑에 기민은 결국 백기를 들고 마는데…….
▶잠깐 맛보기
“고맙다.”
“뭐가요?”
“네 아지트 공유해 줘서.”
사영은 어딘가 구멍이라도 난 듯 느슨해져 있는 기민의 모습에 두 번 놀랐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날인데?”
“네?”
“좋은 날, 슬픈 날, 심심한 날, 화난 날 중에서.”
“우울한 날요.”
사영이 예로 든 날 중에 해당하는 것이 없는 대답을 하자 기민이 재밌는 농담이라도 들은 것처럼 눈매가 접히도록 웃었다. 사영은 그 모습을 홀린 듯 쳐다보았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힘내라.”
쿵.
해와 함께 사영의 심장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