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먼 훗날엔 나 같은 놈 따윈 깨끗이 잊어버리고 살 수 있을 거예요…
집에 가요. 그리고 싹 잊어버려요.
지금은 이렇게 서운한 듯 올려다보지만,
먼 훗날엔 당신 내게 고마워하게 될 거예요.
내가 이렇게 당신을 내쳐 준 것을,
당신이 내비치는 마음 한 자락 잡아채지 않고 놓아 버리는 것을 고마워하게 될 거예요.
나말고 괜찮은 남자 만나서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사랑받으며
먼 훗날엔 나 같은 놈 따윈 깨끗이 잊어버리고 살 수 있을 거예요….
▶ 책 속에서
「끌어 내기 전에 나가」
수임이 입술을 깨물었다. 저러다 입술에 피멍 들지 싶어서 윤은 애가 탔다. 하지만 그럴수록 윤은 냉담해졌다. 수임의 팔을 붙잡고 입구 쪽으로 끌었다. 힘없이 끌려오는 수임의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문 밖으로 수임을 데리고 나온 윤은 명령하듯 내뱉었다.
「다신 오지 마. 그리고 여기, 번듯해 보여도 댁 같은 사람 드나들기엔 위험한 데야. 알아요?」
「기다릴게요. 일 끝날 때까지. 그럼 되죠?」
뭐? 기다린다고? 나를?
「당신 지금 제정신이야?」
「제정신 아닌 것 같아요」
수임이 다소 결연하게 대답했다.
「내가 생각해도 나, 제정신 아닌 거 맞아요. 그런데 어쩔 수가 없어요. 자꾸만, 자꾸만……. 여기가 아프잖아. 아파서 견딜 수가 없는걸. 그래서 그러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