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원제: softly flits a shadow
R-062 우수의 방랑자
홀로 떠나는 신혼여행
하와이, 태평양 군도, 오스트레일리아까지 꿈 같은 여행이 될 줄 알았는데 로빈 하워드의 약혼자는 일방적으로 파혼을 선언한다. 그녀는 마음과 자존심이 산산조각난 채 혼자 여행을 시작한다. 그리고 유람선에서 젊은 공학자 스티븐 셸비를 알게 되는데 그는 로빈이 혼자 여행하는 것에 대해 “적당한 상대를 만나기 위해? 남편감을 낚으려고?”하는 식으로 빈정댄다. 스티븐 셸비, 내 눈앞에서 사라져 버려!
▶책 속에서
“욕구불만의 표시인가요?”
나직하고도 비꼬는 듯한 그의 말에 로빈은 신경질적으로 몸을 돌렸다. 스티븐이었다.
대답하기도 귀찮아서 로빈은 그를 한참 동안이나 응시했다. “그냥 날 내버려 둬요. 내가 당신에게 뭐라고 했나요?”
“뭐라고 그러진 않았죠, 하워드 양. 그런데 왜 그런 말을 했소?”
왜라니? 계속 참고 있던 화가 복받쳐오른다.
“왜라뇨? 내가 오히려 묻고 싶어요. 당신은 내게 어떤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요? 도대체 왜 남의 사정도 모르면서 사사건건 나를 괴롭히는 거죠? 내가 만만한가 보군요! 이 배에는 독신녀도 많고 그중에는 혼자 여행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 같진 않던데요?”
스티븐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쓰이지 않아요”
그의 대답과 목소리에 깜짝 놀라 로빈은 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는 이미 얼굴을 돌리고 있어서 그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