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눈과 얼음의 왕국 로엔젤라에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오래된 전설이 있다. 그건 끝없이 펼쳐진 들판에서 장미를 키우는 정령과 정령이 주는 장미의 이야기다. 어느새 서서히 잊혀져가던 옛 이야기가 갑자기 현실이 되어 찾아오는데…….
* * *
"우와, 멋있겠다!"
"그럼, 멋있지. 세월이 흘러 이종족도 신도 모두 인간의 곁을 떠났어도 그 장미는 여전해서 아직도 볼 수 있단다. 저 먼 북쪽나라, 로엔젤라에 가면 마법처럼 눈 속에서 꽃을 피우는 장미를 볼 수 있지. 거기 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사라졌던 남자가 여신에게 사과하고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에 정령이 되어 장미를 키우는 거라고 믿는단다."
"어, 엄마. 그러면 이 이야기 진짜 있었던 일이에요?"
"글쎄? 꽃은 여전히 피지만 이야기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나는 모르지. 그저 오랫동안 내려온 오래된 이야기이고, 로엔젤라에선 여전히 눈 속에서 장미가 피어나니 그럴지도 모른다, 하는 거지."
"엄마, 나 거기 가보고 싶어요! 로…로엠젤나? 거기요!"
"호호, 더 크면 가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일단 잠부터 자렴. 잘 먹고 잘 자야 빨리 크는 것, 알지?"
"네에……. 그런데요, 들의 여신은 왜 안개꽃을 주었지요?"
"글쎄. 왜 그랬을까. 우리 아기가 더 크면 알게 되겠지. 들의 여신이 왜 그랬는지."
"엄마는 알아요?"
"그럼, 알지. 왜 그랬는지 알고말고. 자, 빨리 자렴. 일찍 자야 좋은 꿈을 꿀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