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정은 미인 화장품 회사에서 비서로 인정받고 일하고 있다. 2개월 전 승진을 해서 신입 부사장의 수석 비서가 되었다.
대외적으로 유강인 부사장은 30대 중반으로 큰 키에 탄탄한 체형과 긴 팔다리는 휘적휘적 걸을 때마다 관심없는 사람들조차 품위와 위신을 느낀다나. 점잖으면서도 위험한 느낌이 혼재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보좌하며 느끼는 유강인은 조금의 스캔들도 옷에 먼지 묻은 것과 같이 진저리를 치며 여자 보길 돌멩이 보듯 하다. 완벽해보이지만 더 완벽해서 무른 인간미는 없다. 그는 실력자이고 일중독자이며 깐깐하다. 다른 상사들과 다르게 일만 하고 냉정한 그가 온갖 소문에 시달리던 그녀는 오히려 편하다.
근데 이상하게 가끔씩 그를 볼 때마다 이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안다는 은밀한 인지가 스며든다. 그것이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