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호, 너랑 있으면 자꾸 내가 아닌 것 같아. 너 좀 위험해.” “최리나. 나 도지호야. 내가 이렇게 여자한테 고백하고 만나자고 하는 게 쉬워 보여?”
힘이 없는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내뱉는 그녀를 물끄러미 보았다. 헝클어진 머리조차도 이렇게 예쁠 수가 있나 싶었다. 어떻게 된 건지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그녀에게 빠져드는 것 같았다. 몸을 섞고 나면 흥미를 조금씩 잃는다는 말을 비웃듯 그녀와 관계를 가지면 가질수록 더 좋았다. 더 깊이, 더 강하게, 그녀를 탐하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