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배운다고 되는 거였으면 난 백년도 전에 진즉 했지. 근데 날이 뭔데? 말이 좋아 영혼을 실체화시킨 거지 그냥 편법이야. 대신 족쇄이기도 해서 절대로 풀고르같이 포스와 에너지를 세밀하게 다룰 순 없게 되거든. 재능을 당겨쓰는 개념이라서. 빨리 크는 대신에 상한선이 생겨. 야, 근데 나 갑자기 되게 궁금한 게 생겼는데.”
원래 이렇게 말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말문이 틘 김 장은 굳이 묻지 않은 질문도 상세히 대답해주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검해에게 다가갔다.
“지금 이 세상 전체를 통틀어서 풀고르를 얻도록 가르칠 수 있는 건 디아즈랑 나탈 형, 용식이 형 쪽 밖에 없잖아. 그런데 디아즈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리는 없고 남은 건 나탈 형들 쪽인데…… 네가 나탈 형이랑 용식이 형한테 배웠다면 그럼 필립이란 놈은 뭐냐?”
검해는 대답 대신 천천히 눈을 한 번 감았다 떴다. 김 장은 다가서는 걸 멈추지 않고 아예 검해의 코앞으로 다가가 그 눈을 또렷하게 마주쳤다.
“그렇게 보면 당연히 너랑 필립은 같은 편이어야 하는데 근데 막상 또 지금 얘기하는 거나 이렇게 보면 또 그런 건 아닌 거 같고. 만약 네가 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 협조가 조금이라도 필요하다면 지금 그냥 여기서 솔직하게 깔 수 있는 건 다 까고 가자. 그게 서로 더 낫지 않겠냐?”
“……얘기가 좀 길고 복잡한데 괜찮을까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딱히 대비를 하고 말고도 없는데 남는 게 시간 아니겠냐? 아, 아! 굳이 애들 쳐다보지 마. 다들 동의하지? 그치? 그냥 시작해.”
...
여기, 미지와 신비와 위험이 가득한 곳 ‘산’에서,
떨어뜨리려는 사람들과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들,
떨어져 신음하는 사람들,
난공불락 상황 속에서 다시 산을 올라야만 하는 한 남자의 영웅적 모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