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내가 왜 사는가 물으셨습니까? 매일 당신을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때로 당신이 내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아도, 그런 당신을 잠시라도 놓치면 세상이 무너지는 듯 두렵기 때문입니다.
나라를 잃은 고구려의 황녀 학아. 긍지 높고 아름다운 그녀는 백성을 위해, 나라를 위해 살아간다. 비록 그녀의 마음이 속으로는 문드러지고 고통에 비명을 지른다 하더라도.
혼란한 세상, 얽히는 이해관계 속 단아와 그런 그녀를 뒤에서 지키는 호위무사 무, 그녀와 자매처럼 자라온 미령, 장수 대무예의 마음도 엉켜드는데…….
“내가 무엇이건 너는 상관이 없겠지? 내 신분이 황녀이든 노비이든 나는 네 주인일 뿐이니.”
무는 가슴이 답답해서 터질 것 같았다.
“명분 있는 네가 내 목숨보다 더 가치 있을 거야. 넌 다른 누구의 무엇이 될 수 있는 사람이고, 난……. 그러니 보잘것없는 날 위해 네 귀한 목숨을 버리진 마.”
그녀가 스르르 머리를 기댔다.
“날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