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어느 날 처음으로 한 여자가 내 심장에 들어왔어.
그 사람은 고래를 키워도 될 만큼 큰 수족관을 사다놓고 남의 집 앞에
보란 듯이 갖다놓기도, 구인란 신문을 바닥에다 쫘악 펼쳐 허둥대기도 하고,
먹지도 못하는 술을 한가득 들이켜 주정으로 신이나 원망하는
그 사람은 주인 허락도 없이 불쑥 내 마음에 들어와 심장을 차지해버렸지.”
*
“가영일 누구에게 보낸다고요? 안 됩니다. 절대 못 보냅니다.”
“네 이놈! 버릇없이 이게 무슨 짓이냐?”
“가영인 저랑 결혼할 겁니다. 절대 윤민호, 그 자에게 못 보냅니다.”
“듣기 싫다. 어찌 됐건 네 누나야.”
“회장님!”
“여긴, 회사가 아니다. 아버지라 불러!”
“회장님이건 아버지건 호칭이야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그렇다고 한들 가영인 무조건 저와 결혼할 겁니다.”
진 회장의 무표정한 얼굴에 잠시 붉은 기색이 돌다 사라졌다.
“그렇게 되면 너에게 재산 따윈 한 푼도 물려줄 수 없다.
물론 회사도 나올 필요 없다. 또한, 한국 땅에 네가 다닐 직장이란 한 군데도 없을 것이야!”
“상관없습니다. 가영이만 있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