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나는 이제 게이 못 하겠어.」
「이제 모모라고 부르지 마.」
성년이 되기까지 삼 개월을 남긴 채 우리의 사랑은 끝났다.
십여 년의 세월을 건너 나는 간암으로 삼 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 즈음, 나는 나를 버린 정모형을 다시 만났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모형을.
내가 살 수 있는 기간도 삼 개월이고 모형의 결혼식까지 남은 기간도 삼 개월이다.
“모모, 결혼을 한다고.”
“응.”
“모모가 하는 거야, 모형이가 하는 거야?”
“정모형.”
“그럼 모모는 여전히 나와 결혼하고 싶어 할까?”
“응.”
여미로와 정모형.
미미와 모모.
사랑이든 미련이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삼 개월뿐이다.
“맞아, 모모. 나는 너랑 어떻게 해 보고 싶어.”
부모님에게도 말하지 못한 죽음이 모모의 앞에서 발끝을 적셨다. 서서히 모든 것이 잠겼다. 나는 모모의 손을 잡았다.
“나랑 사랑을 하자.”
다정하고 깊어진 희망의 덫에 발이 풍덩,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