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벚꽃이 남아 있으면 꽃잎 몇 장이라도 주워오려 했는데…….” “아니, 신경 쓸 필요 없었어. 그냥 잠결에 한 잠꼬대 같은 거였으니까.” “아… 내년에는 지기 전에 꼭 따오겠습니다.” “내년 벚꽃이 필 때까지 여기 갇혀 있으란 말이지?” “아, 아니요. 그런 뜻은 아니었…….” “농담이야.” 그녀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수많은 삶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일제강점기. 조선에 온 순사와 독립운동가 여인, 만나선 안 될 두 사람의 만남. 가야할 길을 벗어나지 않는 사람. 사랑을 따라 새 길을 가는 사람.
영원할 듯 벚꽃이 피는 때부터, 태어난 적도 없다는 듯 꽃이 질 때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