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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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림은 뒤를 돌아보며 늘 만화책을 붙잡고 있던 차현을 떠올렸다.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문득, 그가 보고 싶어졌다.
“거기서 뭐 해.”
귀에 익은 목소리.
돌아보니, 그곳에 차현이 서 있었다. 마치 거짓말처럼.
“네가 왜….”
“이번엔 진짜 죽을 거 같은데.”
툭 던진 차현의 말에, 해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웃음기가 점점 사라지는 차현의 얼굴을 눈에 담고, 마음에 담았다.
“그럴까 생각 중이야.”
있지…. 나 이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더는 안 될 거 같아.
“뭐? 그럴까 생각 중이야?”
차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더니, 잔뜩 화가 난 얼굴로 해림을 내려다보았다. 거칠게 몰아쉬는 숨결이 고스란히 해림에게 쏟아졌다.
오늘도 너구나.
가장 보여 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되는 것도, 가장 밑바닥에 있는 나를 보는 것도.
그리고… 그런 나를 붙잡아 주는 것도.
“화내지 마. 나 네가 화내는 것까지 받아 줄 여유가 없어.”
차현은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해림의 어깨에 걸쳐 주었다. 그러곤 아무런 말 없이 해림의 손을 잡고 교실을 나와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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