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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20.08.24 약 13.7만자 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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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죄송합니다만 제 말을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쪽도 저와 별로 오래있고 싶지 않은 자리인 것 같으니까 돌리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전…….”
“솔직하게라……. 뭐 어른들의 강요에 못 이겨 이 자리에 나왔고 물론 나와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하려는 것 같은데 맞나?”
“…….”

오만하게 빛나는 그의 눈빛에선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이 좋지 않은 느낌은 뭘까? 불쾌했어도 좀 참았어야 했나?’

“대답이 없다는 건 yes라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지? 사랑하는 놈이라도 있는 건가?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집에서 반대하는 뭐 그렇고 그런 싸구려 연애소설 같은 얘기겠군.”

안 그래도 아프기만 한 자신의 사랑을 그렇고 그런 싸구려 연애소설이라고 치부하는 혁진의 말에 이것저것 가릴 새도 없이 표독스러운 말이 튀어나갔다.

“싸구려 연애소설 이라고 했나요? 그러는 그쪽은 그 싸구려 연애소설 같은 사랑이라도 해봤는지 의심이 드는군요. 뭐 어쨌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건 없건 간에 당신같이 재수 없는 사람과는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군요.”

더는 이 불편한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재수 없는 인간이라……. 그 말은 내가 당신의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뜻이겠지?”
“…….”
“아, 궁금한 얼굴이니까 친절하게 설명해줄까? 난 당신과 다르게 당신이 꽤 마음에 들었다는 이 말은 해야겠군. 그럼 조만간 다시 보도록 하지. 그리고 한 가지 더. 갑자기 내게 할 말이 생기면 전화하도록 해.”


#선택

#애잔한

#짝사랑

#소유

#집착

#아픔

#조건

#거래



[미리보기]


“그 남자에게 미안한 겁니까?”

자신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는 혁진의 말에 영인은 술병을 들어 비어 있는 잔에 가득 따라서 또다시 입 안으로 털어 넣었다. 그렇게 벌써 여러 잔을 연거푸 마시는 영인을 바라만 보고 있던 혁진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영인의 손에 들려진 술병을 빼앗았다.

“처음 내게 그 우습지도 않은 조건을 내밀며 당당했던 당신은 어디로 사라진 겁니까. 당신들의 사랑에 그 정도의 믿음도 없었으면서 이 엄청난 일을 벌였던 겁니까?”
“당신이라면 어떨 것 같나요?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결혼을 했다면 용서가 될까요?”

하루 종일 비어 있던 속에 독한 양주를 연거푸 마셔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 남자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취한 것인지 입으로는 말을 하고 있었지만 영인의 두 눈은 초점을 잃고 방황하고 있었다.

“당신에겐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아마도 이해해 줄 겁니다.”

혁진은 마음에도 없는 위로를 하고 있었다. 도대체 자신이 왜 이런 위로를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용서가 되겠냐고 묻는 영인의 눈이 너무도 슬퍼 보였다. 하지만 영인의 그 절절한 사랑이 혁진에게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고 있었다.

‘이 나쁜 여자야. 날 이렇게 아프게 하는 여자는 아마도 당신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야.’

아마도 이해해 줄 거라는 자신의 말에 영인은 또다시 술병을 집어 들었지만 혁진이 한발 더 빨랐다.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와의 사랑 때문에 힘겨워하는 영인의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자신이 없어졌다.

“술은 그만 마시고 안주 먹어요. 내일 당신이 가고 싶다는 마라도에 가려면 체력을 보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서글픈 내 사랑이 안타까워서 술이 자꾸만 당기네요.”

서글픈 내 사랑이라며 혁진의 손에서 술병을 빼앗아 자신의 술잔을 또다시 가득 채우는 영인 때문에 혁진은 울컥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떻게 단 한 번도 앞에 있는 자신은 생각지 않고 오로지 그 남자만 생각하는 것인지 영인이 미치도록 얄미웠다.

“내가 원한 2시간 30분을 이런 식으로 허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은 내 시간이니까 서글픈 당신 사랑은 접어 두고 날 위해 웃어요.”
“난 당신의 인형이 아니에요. 웃는 인형을 원했다면 내가 아닌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지 그랬어요.”
“당신이 아닌 다른 여자였다면 그 우습지도 않은 조건을 들어주면서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어. 그만 돌아갑시다.”




[목차]


#프롤로그
#하나. 오만한 그 남자
#둘. 어이없는 조건들
#셋. 영혼이 빠져나간 종이인형
#넷. 원치 않았던 첫 데이트
#다섯. Start
#여섯.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다.
#일곱. 결혼식
#여덟. 어색한 신혼여행
#아홉. 마라도 여행
#열. 그의 아픔에 왜 내 가슴이 아플까요?
#열하나. 너무 가혹한 현실
#열둘. 어이없이 끝나버린 사랑
#열셋. 혁진의 선물
#열넷. 새로운 시작
#열다섯. 뒤늦게 알아버린 진실
#열여섯. 돌아올 시간이라고?
#열일곱. 재회
#열여덟. 돌아갈 수 없는 강
#에필로그




작가소개



신정희

바람의 기운을 타고 났다는 물병자리여서 인지 여행을 좋아하는 너무도 평범해서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는 여자입니다. 어쩌다가 너무도 거창한 작가라는 명칭을 얻었지만 지켜내는 게 너무도 힘에 겨워 몇 번이고 포기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완결한 후 느껴지는 짜릿한 성취감이 좋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초보 글쟁이입니다.

아름다운 사랑과 불같은 사랑 사이에서 늘 고민하며 두 가지 사랑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쓰는 조금은 엉큼한 아줌마랍니다.


출간작은 전자책으로 <그놈은 나한테 반했다.> <두 번째 사랑> <어느 날 갑자기> <뚱녀의 반란> <나비> <술과 그 남자의 공통점> <선택> <리턴> <꿈속의 연인> <수국의 황제> <터프한 내사랑> <진주의 눈물> <가인> <흑과백> <사랑의 조건> <이유있는 이별> 을 출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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