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블루

소꿉친구였던 남자다.
소식도 없이 살던 그가 15년 만에 돌아와 사랑을 고백했다.
한 때의 그녀도 그를 좋아했었다. 현재 좋아하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그냥 받아주자니 어딘지 모르게 억울하고 분하다. 호락호락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은데 상황이 자꾸 꼬인다. 내 뜻대로 되는 일도 없다.

“그래서 여자 친구는?”
“응?”
“있겠지? 예나 지금이나 인기 많을 거 아냐.”
“인기는 무슨……. 없어. 그러면 너는? 넌……. 있어?”

정현이 피식, 웃었다. 대답이 흘러나오려는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는 그의 심장이 내는 쿵쿵거리는 소리가 조금씩 빨라졌다. 긴장감 때문에 커피 잔을 꽉 움켜쥐었을 때, 그녀가 대답했다.

“뭐, 나도 없긴 해.”

‘아아, 다행이다.’

저도 모르게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린 태준은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는 골키퍼 있다고 골 못 넣겠느냐고 자신했던 그다. 하지만 진짜 속내는 달랐다. 겁쟁이처럼 남자 친구 따위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러나 그 안도감도 잠시, 정현은 덧붙이듯 재빨리 말했다.

“그래도 호감 가는 사람은 있어.”
“그게 누군데?”
“응?”
“호감 가는 그 상대, 누구냐고?”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다고 했던가. 정현은 짧은 틈에 열심히 머리를 굴려 부사수를 떠올려냈다. 비록 연하이긴 하지만 자신을 잘 따르고 큰 키와 나름 훈훈하게 생긴 외모를 가진 남자였다. 호감 가는 상대로 둘러대기에 나쁠 것 같지가 않다.

“그냥 있어. 날 잘 따르는 어린놈.”


#친구의 고백

#영원한 짝사랑은 없다

#나도 쉬운 연애를 하고 싶다



[미리보기]


태준과 정현은 오늘도 실랑이 중이었다. 태준은 결혼을 주장하고, 정현은 더 생각해 봐야겠다고 말하며 티격태격 중이었다.

“네 주위에 남자들이 많으니까.”
“뭐라고?”
“볼 때마다 내가 얼마나 불안한 줄 알아? 특히, 그 부사수라는 놈. 그놈, 맞지? 네가 관심 간다는 연하 놈.”

정현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이럴 때 보면 눈치 하나는 기가 막히게 빠르다. 그런데 어째서 그는 눈앞의 그 때문에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자신은 못 알아차리는 걸까? 눈치가 없는 건지 있는 건지 헷갈린다.
얄밉도록 입가를 말아 올려 미소 짓던 그는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며 그녀의 볼에 쪽, 하고 입술을 맞췄다. 그러더니 떨어질 줄 알았던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 위로 붙었다 떨어졌다.
정현은 동그래진 눈으로 그를 봤다가 유리창으로 차 주위를 살폈다.

“누가 보면 어쩌려고!”
“사람이 지나다니지를 않는데 누가 본다고 그래?”
“어휴, 못 말려. 그리고 너 요즘 은근슬쩍 스킨십이 잦아졌다? 정식으로 사귀는 것도 아닌데.”
“뭐래. 밀어낸 적도 없으면서. 거기다 네가 기분 좋을 때는 네가 먼저 손잡고 끌어안기도 하잖아.”
“그게 뽀뽀랑 같니? 같은 수준이야? 어디다 대고 비교해?”
“난 같다고 봐. 애정이 담겼으면 다 같은 거지.”
“누가 애정을 담았다고 그러니?”

태준은 충격 받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면 나, 여태까지 너한테 농락당한 거야?”
“뭐?”
“방금 애정도 없이 네가 날 만졌다는 거잖아.”
“야!”

당황한 정현의 얼굴은 새빨개졌고 태준은 쿡쿡거렸다. 그의 놀림이라는 걸 그제야 알아차린 정현은 팔을 흔들어 그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앞으로 네 차에 타나 봐라.”



작가소개

안녕하세요


출간작

[친구의 고백], [개과천선], [다시 사랑하기], [마이 프렌드], [너는 나의 첫사랑], [취향의 존중], [파혼], [불면증], [커피에 홀리다], [리플레이], [결혼합시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