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삶이 고단하고 힘들 때, 어두운 마음속에 작은 전구를 켜 준 아이가 찾아왔다.
“엄마!”
단 한 마디가 죽어 있던 삶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송단비, 다시 반짝반짝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갑자기 삶 속에 뛰어든 아이가 세상을 다르게 보이도록 하고 있었다.
“아빠, 엄마는 계속 태수 엄마지?”
소중한 사람이 하나, 둘 씩 늘어가고 있다.
서재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을까.
아팠던 과거를 뒤로 하고, 자신답게 살아가려는 두 사람에게 새로운 앞날이 펼쳐졌다.
또 다시 어둠이 덮쳐 와도 이젠 혼자가 아니다.
송단비, 서재하. 그리고 두 사람의 손을 잡은 서태수.
세 사람의 삶에 벚꽃이 피는 봄이 찾아왔다. 어느 쪽에서 바람이 불 지 모른 채, 벚꽃 잎은 바람을 따라간다. 세 사람의 삶도 어디로 갈 지 모르지만 살아있기에 살아간다.
-본문 중에서-
“너 그런 거 상상해 본 적 있어?”
“어떤 거요?”
“난 태수 아빠고, 넌 태수 엄마니까. 우리가 부부처럼 보이는 상황.”
단비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 어깨를 움찔했다.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답을 하려 애썼다.
“지구에서 있을 수 없는 일 같은 건 상상 안 하는데요.”
하지만 오늘 재하를 만나선 계속해서 침울해 있었고, 아픈 기억들을 꺼내느라 힘겨웠기 때문에 지금 동요하는 건 그가 알아챘을 것 같았다.
중략.
“선배, 나는요. 누굴 진짜로 좋아할 수가 없어요.”
“한 번에 두 사람 좋아하는 거, 가능하지 않아?”
“그런 게 가능해요?”
“기빈이가 살아 있다면 가능해선 안 되겠지만 지금은 좀 특별한 상황이잖아.”
다른 상황이 아닌 특별한 상황이라는 재하의 말에 단비의 긴장이 살짝 풀어지는 게 느껴졌다.
“네가 태수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처럼 나는 기빈일 받아들이겠다고.”
단비가 점점 멍해진 표정으로 재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자신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재하의 눈길과 시선이 마주쳤지만 피할 수가 없었다. 지금 재하가 무슨 정신으로 이런 얘길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게 약점이나 허점이라고는 생각 안 해. 나한테 태수는 더없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놈이라고. 너한테 기빈이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 그런데 너한테 기빈일 잊으라거나, 힘든 마음 접고 살아가라고 어떻게 그래. 기빈이 품에 안아. 네 품에서만이라도 따뜻하게 있을 수 있도록 안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