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어둠이 이토록 다정한 이유는 곁에 있는 사람 때문이다. 같이 있어서 좋은 사람. 같이 있어야 더 좋은 사람.
“지금부터 반다을의 모든 시간은 권석주에게 속한다.”
이것은 두근거림일까, 두려움일까. 석주는 다을의 눈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입술을 눌렀다. 포획된 손도, 손바닥에 누른 입술도, 직선으로 꽂힌 눈빛도, 어느 것 하나 다을은 피하지 않았다. 오롯이 석주에게 속해 있었다. 손바닥에서 입술을 떼어 내자, 다을이 옅은 숨을 내쉬었다. 석주는 물러가려는 손을 끌어당겨 손깍지를 꼈다. 깊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