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를 잊었지만, 나는 너를 잊을 수 없었다
음침하고 쓸쓸한 감옥을 한순간에
아름답고 따스한 정원으로 만들어 버렸던 너를
그럴 수 있던 너를
우쿨렐레의 선율보다 간지럽고
별빛이 비추는 잔물결보다 눈부셨던 너를
노을처럼 시나브로 스며들었던 너를
그런 너를
나는 결코 잊을 수 없었다
“최교원 씨. 나를 알아요?”
“……안다면.”
“…….”
“내가 안다고 말하면, 당신도 나를 기억해 줄래?”
어느새 남자가 되어 나타난 소년,
십 년간 꼭꼭 잠가 두었던 문을 두드리며 말한다.
이번엔 내가 널 꺼내 줄 차례라고.
이번엔 내가 널 꺼내 줄 차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