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짝사랑 #첫사랑 #선후배 #캠퍼스 #다정남 #연하남 #순정녀 #사연녀 #청춘물
아, 이게 좋아한다는 감정이라는 걸 남자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왼손 약지에 낀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늘 먼 곳만을 바라보는 여자였다.
점점 그녀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게 되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다. 어쩔 줄을 모르게 됐다.
"선배. 저는 선배를 좋아하니까, 그러니까…….
선배가 좀 더 행복하게 웃으면 좋겠어요. 그뿐이에요."
끝이 보이지 않는 일방통행.
이루어지지 않는다. 전해지지 않는다. 외면당하고, 빠져나가고, 괴롭고,
그럼에도 도무지 멈춰지지가 않는다.
"나보다도 네가 다른 사랑을 하면 돼. 그리고 행복한 듯 웃으면 되는 거야. 나 상관하지 말고."
다른 사랑 같은 건 못 한다. 그건 그녀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그렇게 끝까지 버티면 더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말로?
이 거리를 유지하는 것. 그 이상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
그런 지독한 일방통행을, 두 사람은 언제까지 버텨 낼 수 있을까?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그녀가 속삭이듯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목덜미에 쫘악 소름이 돋았다.
못 견디게 좋아하는 사람이, 못 견디게 좋아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듣고 싶은데 듣고 싶지 않고, 듣고 싶지 않은데 듣고 싶다.
시오리 선배는 천천히, 그리고 머지않아 토해 내듯 이야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