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세계에서 성녀의 몸으로 눈 뜬 다영. 그녀는 대신관의 강요로 악마로부터 저주받았다고 알려진 왕자, 데르반을 돌보게 된다. 하지만 돌봄의 시간은 짧았고 9년 후, 재회했을 때 그는 폭군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그녀를 많이 원망하고 있었는데……. “난 네가 불행했으면 좋겠어.” 지독시리 낮은 목소리에는 진심이 가득했다. 그래서 더 숨이 막혔다. “다른 사람들에게 버려져서 괴로워하고 끝없이 절망했으면 좋겠어.” “그게, 네가 바라는 거니?” “바라고말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이었다. “널 그렇게 만들 수만 있다면, 네가 말하는 옳지 않은 일 따위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쓰레기가 쓰레기 짓 하나 더 한다고 해서 쓰레기가 아니게 되는 건 아니잖아?” 말을 내뱉는 그의 얼굴에는 독기가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