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한곳에 정착하여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고 싶은 그녀, 고릴라. 유목민적인 습성을 가진 부모님의 등쌀에 강제로 독립을 해야만 하는 위기에 처했다. 단 한 푼도 보태줄 수가 없다는 부모님의 전언에 따라, 전신제모를 꿈꾸며 눈물겹게 마련한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들고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집을 찾아 나서는데… 없다, 없어. 고릴라가 가진 돈으로는 어두컴컴한 지하 동굴밖에는 도무지 구할 수가 없다. 그런데 산 넘고 물 건너가며 뒤져도 없던 꿈의 공간을 덥석 마치 떡밥을 던지듯 헐값에 내놓은 이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 한정우. 직업은 집주인이란다.
세상엔 세 종류의 인종이 존재한다. 털이 많은 인종, 털이 적은 인종, 그리고 집. 주. 인. 911번지 ‘정다운 집’의 수상쩍은 집주인 사내와 아직 진화가 덜된 그녀, 크로마뇽인 고릴라의 벽을 사이에 둔 아찔한 동거.
“난 이제 이곳에 정착할 거야. 크로마뇽 동굴에 정착한 크로마뇽인처럼!!” “미안하지만, 난 그 의견 반댈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