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와, 여기 자주 와야겠네요, 라는 별로 달갑지 않은 칭찬을 듣게 됐다. 그 칭찬이 달갑지 않은 이유는 하나였다. 한 달 전, 내 반찬가게 바로 옆으로 들어선 대형 레스토랑의 주인이 바로 그 새끼라서였다. 이 동네 가게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았고 그래서 다들 사이좋게 고만고만한 수입으로 살아가던 와중이었는데 그 레스토랑이 생겼다. 그것도 꽤나 고급, 2층짜리인 데다가 ‘쟝’이라는 희한한 간판까지. 동네 상권 사람들이 술렁인 것은 당연했다. 근데 생각했던 것보다 착하네, 라는 두성이의 말에 반박할 거리가 없었다. 그랬다. 오늘 아침 먼저 인사를 건넨 것도, 열쇠를 찾아 준 것도, 내 반찬에 대해 호평을 해 준 것도 그동안의 소문과는 다른 행동들이었다. 소문에 의하면 그 새끼, 즉 김종식이는 거만하기 짝이 없어 이 동네의 그 어떤 가게도 자신의 적수가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머지않아 자신이 이 동네를 접수할 것이라는, 그런 오만방자한 생각을 품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능력 있어 뵈는 놈이 그 따위 시답잖은 생각(동네 접수)을 하고 있을 것 같진 않았다. 나는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새로운 이웃, 그러니까 나랑 비슷한 나이 대에 내 가게보다 열 배는 더 커 보이는 고급 레스토랑의 사장이 된 김종식이를 한번 친구로 삼아 보자고. “진짜 너무너무 좋아해서 묻는 건데요.” 김종식이는 두성이가 말을 반 토막을 내든 세 토막을 내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나를 가리키며 이렇게 물었다.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다가. “비결이 뭐예요.” “뭐요.” “반찬요.” “예?” “뭔데요.” 나는 방금 김종식이가 말한 반찬이 내 반찬을 지칭하는 게 맞는지 잠깐 생각하다가, 그냥 이렇게 답했다. “……재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