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보 정치부 기자 채영, 경찰서를 제집인 양 드나드는 것도 진절머리가 날 때쯤 그녀의 앞에 갑자기 한 남자가 나타났다. 뭐든지 완벽한 최도규는, 그녀의 가슴 아픈 첫사랑이었다. 최연소 국회의원 최도규, 완벽한 외모와 뛰어난 스펙, 그리고 명예까지 거머쥔 남자.
그런 그의 앞에 그녀가 다시 나타났다. 예전과 별반 다를 것 없는 모습으로. 기나긴 이별의 시간 동안 풋풋했던 사랑은 여전히 그 자리에 멈춰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제자리였다. 하지만 그가 용기를 내는 순간, 순수했던 그 마음, 그때의 청춘들은 세상의 무서움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