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2년 만인가?”
“그런가 보네요.”
“여전하군.”
두 사람의 사이는 불과 1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그녀에겐 그 거리가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다는 크레바스처럼 느껴졌다. 눈으로 살짝 덮여 그 밑은 끝을 알 수 없는 낭떠러지처럼 두렵고 아득한 느낌.
“다시 시작해.”
남경은 황량한 그 공간 속에서 또다시 염증을 느꼈다. 할 수만 있다면 그의 얼굴에 찬물이라도 부어버리고 싶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짜증이 일었다. 아니, 갑자기 웃음이 튀어나왔다. 마치 앞의 이 남자는 자신의 화를 돋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
2년 전 이혼을 결심하고 이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도 유하는 덤덤하게 알겠다고 말했을 뿐이었다. 그저 간단한 인사를 하듯. 그리고 두 사람의 시작이 그랬듯 끝도 잔잔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다시 시작하고 싶다니…….
“내가 당신을 위해 날 포기했었듯, 이번엔 당신도 날 위해 당신을 포기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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