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사랑이 아니라도 좋았다, 그저 자신의 곁에 둘 수만 있다면.
그것이 ‘결혼’이라는 올가미라 하더라도.
차가운 성정을 지닌 태현에게 귀여운 소영은 단지 친구의 동생일 뿐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약혼 상대가 그녀라는 것을 알게 된 태현은 소영을 무시하며 약혼을 깨버리고 만다. 시간이 흘러 당당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소영. 그녀를 본 태현은 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뛰는데…….
“오빠가 싫다고 했다면…… 나 약혼 강행하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말하지 그랬어요, 나 싫어한다고. 그럼 포기했을 텐데. 굳이 이런 방법을 쓸 필요는 없었어요.”
간신히 말을 마친 뒤 얼룩진 표지에 손을 대며 마치 낯선 사람이라도 된 듯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려 했지만 보기 흉하게 입 꼬리만 살짝 치켜 올라갔다.
“정말 그렇게 했을까?”
“네. 오빠를 사랑하니까요. 나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 받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잖아요.”
충격을 받은 듯 그의 얼굴에 핏기가 가셨다. 무심한 눈으로 그런 그를 지켜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오빠는 이제부터 자유예요. 어디든 훨훨 날아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