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사랑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헤매는 나나.
절망적인 마음을 안고 오직 육체관계에만 매달리는 사쿠라.
결혼할 여자와 즐기는 여자를 나누어 관계를 맺는 병일.
스치듯 지나가며 나나를 도와주려는 사람들.
이들이 펼치는 사랑과 성에 관한 이야기.
사람들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헤맨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관계를 지속하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사랑스러운 사람도 어느 순간 권위적이고 비열한 모습을 드러내고 이중적인 면을 내보이기도 한다. 나나는 이제까지 그에게서 발견한 자기가 원하지 않은 많은 부분들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깊은 고민에 빠진다.
그에 대해 발견한 안 좋은 부분들을 이해하고 덮고 그마저도 사랑하려 한다.
하지만 나나는 예기치 못한 사건들에 연이어 부딪히게 되는데…….
본문 중에서] 병일의 휴대폰에 온 여자의 메시지.
바위덩이가 되어서 잊어버리자고 했지만 나나는 그가 자기 말고도 만나는 여자들이 꽤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만나는 여자들마다 그를 다 좋아할 것만 같았다.
초라해지지 않기 위해서 나나는 지방에 있는 애인이 자기한테 굉장히 잘해준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나나는 그 애인과 헤어질 생각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나나는 그를 지하철역까지 바래다주었다.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을 좀 더 길게 하고 싶어서 나나는 안간힘을 썼다.
병일은 나나가 준 한 개의 초콜릿을 높이 들고 달랑달랑거리더니 웃으며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곳 까지 또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나나는 애써 참았다. 역의 계단 위에 서서 아래로 내려가는 그의 모습을 나나는 눈이 아프도록 보고 또 보았다. 눈동자가 카메라처럼 병일의 모습을 기록할 수 있기를.
지하철역이 병일을 완전히 삼킬 때까지.
그는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이별을 천천히 준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만나는 동안에 조금씩 조금씩 정리한다는 것이다.
나나가 병일을 정리하려 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렇게 되면 나나가 일방적으로 해고통보를 받는 차임을 당한 것이 아니라 나나가 병일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거라고 했다.
한 우산 속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데 그가 갑자기 키스를 해왔다.
그의 따스한 입안에서 말할 수 없는 온기를 느꼈다.
정신이 혼미해지는 독한 술에 취한 그런 기분이었다. 몽롱했다. 어깨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이런 감정이 처음이라고 했다.
“당신도 진짜 사랑을 했는지 확실치는 않아요.
하지만 정말 외로움을 아는 사람은 절절하게 사랑해서
아파한 것과 같은 상처를 지니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