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미건조하게 하루 종일 갑갑한 약국에서 처방전을 입력하고 계산을 하는 것으로 일상을 보내는 십자약국의 직원 위수연. 취미도,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딱히 없는, 고리타분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그녀의 무료한 일상에 나타난 남자. 유난히 비가 오는 날이 많은 늦봄 금요일 9시 16분 이면 똑같은 처방전을 들고 오는 남자. 그 남자의 처방전에 쓰여진 것은 일주일 치의 수면제.
“저기… 절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요. 우리 약국에 온 게 일부러 온 거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거 왜 인지 설명해 줄 수 있어요?”
“아… 그거! 내가 관심 있어서. 전에 내가 길가다가 우연히 봤었는데 당신이라고 느꼈거든. 분명히… 이번에 나를 죽이러올 서린이 바로 당신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