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도대체 어떻게 하면 형수를 보고…… 가슴이 뛰지 않을 수가 있는 거지?”
“도련님…….”
“도대체 어떻게 하면…… 옛 형수 생각에 매일 같이 가슴앓이를 하지 않을 수 있는 거지? 도대체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시연아…… 나 좀…… 살려줘.”
시연은 울음이 입 밖으로 터져 나올 것 같아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를 다독여주고 싶었다. 키는 멀대 같이 큰 사내가 아이처럼 저리도 간절히 애원을 하니 못 이기는 척 넘어가주고도 싶었다. 나중에 책임전가는 저 사람에게 해도 되지 않을까. 가만히 있는 사람 흔든 사람은 저 사람이라고, 난 잘못이 없다고. 돌을 던지려면 저 사람에게만 던지라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 아파서. 애써 마음을 숨기며 부정하던 현실이 이 순간 산산이 조각나 깨져 버린다. 간절한 만큼, 잔인하게.
중력의 이끌림처럼 서로를 끌어당기는 어쩔 수 없는 인연, 운명.
잔혹한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어난 사랑.
그러나 그는 온 몸을 내던져 세상의 비난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