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 장편소설 언제든 다시 만날 거라 생각했다. 또 늦어지면 늦어지는 대로, 그래도 만날 수는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 그 시간이 턱없이 길어지자 그제야 그와 정말 이별했음을 깨달았다. 깨닫고 보니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있었다.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강렬하면서도 진중한 빛을 발하는 깊은 눈매와 마주치자 그 눈동자를 볼 때마다 느꼈던 행복감이 되살아났고, 날카롭고 곧은 남자의 코를 보자 멋진 콧날이라고 감탄해 마지않던 기억이 불시에 툭 하고 튀어나왔다. 몇 번 닿아보지 못했던 그의 입술이 미소를 짓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따라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