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나 결혼 할 거야. 언니.”
화창한 어느 날에 동생이 말했다. 그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채.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지 않아 무참히도 깨졌다.
“오빠가 다른 여자랑 결혼한대. 나, 나 어떡해 언니? 우리 아기한테 너무 미안해서 어떡해?”
부른 배를 움켜잡고서 울던 동생은 그렇게 떠나버렸다. 작은 남자아이만을 남긴 채로.
죽음의 끝에서, 자신의 아이를 부탁한다는 동생의 마지막 말에 세영은 아이를 제 자식으로 키웠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어느 날…….
“아이는 제가 데려갑니다. 제가 친부니까요.”
이제 와 친부라는 작자가 아이를 데려가려 했다. 자신의 아내까지 옆에 대동하고서.
*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아이를 뺏겨 절망하고 있던 세영에게, 한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당신이 원하는 건 아이를 데려가는 것이고, 제 목적은 그들의 몰락이니. 이 정도면 우리 손 잡아도 되지 않을까요?”
몹시 유혹적으로, 그의 손을 잡지 않을 수 없도록.
“좋아요.”
세영은 그 손을 잡았다.
복수로 이루어진 두 남녀의 동맹이 맺어졌다. 남자는 만족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
두 사람의 눈빛이 함께 얽혀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