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키워드 : 판타지물, 서양풍, 전생/환생, 영혼체인지/빙의, 왕족/귀족, 역하렘, 소유욕/독점욕/질투, 능력남, 직진남, 계략남, 능글남, 집착남, 상처남, 나쁜남자, 까칠남, 냉정남, 오만남, 카리스마남, 평범녀, 다정녀, 철벽녀, 외유내강, 여주중심
세상에 제대로 된 남주 하나 만나기가 이렇게 어렵다니.
소설 속 남주들은 왜 하나같이 집착하지 못해 안달이고
소유하지 못해 미치는지 모를 노릇이다.
처음에는 유엘리아도 외모에 혹했던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결국 인성이 문제다. 인성이.
[그만 읽기]
[정말로 하차하시겠습니까?]
떠나자. 5번째 이야기도 꽝이다.
다음, 6번째 이야기로 넘어갈래.
결심을 마치고, 책갈피의 뒷면을 두 번 두드리자
책갈피에 빛이 환하게 들어왔다.
[내가 버린 남주들]
[처음부터 읽으시겠습니까?]
책갈피가 진동했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모양이다.
[남주인공: 칼리아스 잔데르비크]
[남주인공: 힐]
[남주인공: 시하크 윈터헬]
[남주인공: 모르테르트]
[남주인공: 악티온 라헤스 칸 에겔페리움]
‘전부 똑같아.’
여태껏 자신이 만나 온 남자 주인공들의 이름.
스쳐 지나가듯 헤어진 남주도 있고, 오래 함께한 남주도 있지만
지낸 시간과 관계없이 그들 모두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유엘리아의 시야가 번쩍였다.
*
5개의 소설. 5명의 남주.
그 이야기를 전부 지나쳐 도달한 것이 바로 6번째 소설,
《내가 버린 남주들》이다.
저 미친 다섯 명을 다 어떻게 감당하라고…….
‘이제 어떡하지. 나 도망칠 수 없게 된 거야?’
정체도 알 수 없는 이 소설에서 하차도 할 수도 없다고?
눈앞이 캄캄했다.
그래. 모든 소설에는 기승전결이 있다.
그중에서도 로맨스판타지 소설의 결말은 항상 같았다.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맺어지면 이야기가 막을 내리고 소설도 끝이 난다.
‘《내버남》이 해피엔딩을 맞이한다면…….’
이 세상을 구성하는 시스템도 종료되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까짓 연애 놀음 해 보지, 뭐……!’
▶잠깐 맛보기
‘요샌 진짜 볼만한 웹소가 없어. 재밌는 건 이미 다 봤고.’
21살. 대학생. 소설은 중학교 때부터 읽기 시작했고, 어지간한 명작은 다 섭렵한 베테랑 독자다.
‘이것도 본 거고, 저것도 본 거고. 하, 진짜 딱 꽂히는 게 없구나.’
웹소설 플랫폼의 베스트 랭킹을 뒤적거리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직 자고 싶진 않지만 읽을 만한 소설을 찾을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까다로운 취향에 맞는 글을 찾기란 더욱 힘든 일이었다.
‘뭐, 어차피 내일은 수업도 1교시고 알바도 가야 하니까 그냥 일찍 잘까?’
그렇게 유엘리아는 핸드폰을 손에 쥔 채 곤히 잠들고 말았다. 화면에는 아직 수천, 수만 가지 소설의 랭킹이 떠 있는 상태였다.
‘그때 그렇게 자 버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유엘리아가 잠든 직후, 꿈을 꾸는 것처럼 핸드폰 화면이 진동하며 일그러졌다.
네모난 스마트폰은 네모난 책갈피로 바뀌었고, 화면에 가득했던 소설의 랭킹도 이리저리 뒤섞였다. 그러더니 당시 베스트 1위였던 소설 하나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싹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깨어나 보니, 1위 로판 소설 속 여주인공이 되어 있었지.’
이때 만난 ‘악티온 라헤스 칸 에겔페리움’이 유엘리아의 첫 번째 남주인공이었다.
그 후, 보다시피 유엘리아는 소설 뭉텅이 속에 갇히게 되었다.
다섯 개의 소설.
다섯 명의 남주.
그 이야기를 전부 지나쳐 도달한 것이 바로 여섯 번째 소설, 《내가 버린 남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