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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둘이 손 잡고 한달살기

소설> 일반 완결

남자 둘이 손 잡고 한달살기

선우비

전체 이용가 도서출판해울

2024.10.11총 1권

  • 완결 1권

    2024.10.11 약 12.2만자 5,000원

이용 및 환불안내

작품소개

띠동갑 중년 게이 부부, 선우비 - 오스씨의 국내 타지 생활 여행기.

1. 2022년 봄, 골치 아픈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무것도 안 하려고” 찾은 제주. 하지만 제 버릇 뭐 못 준다고, 가성비와 본전 생각에 익숙한 남자 둘은 자꾸만 무언가를 하려 하는데... 좋다! 기왕 할 거, 평소 안 하던 짓을 다른 방식으로 해보자. 제주의 오름 투어, 책방 투어, 자아 성찰과 게이 친구들에 대한 단상까지, 환갑 넘은 오스씨와 띠동갑 선우비의 ‘안 해 본 거 해 보는’ 제주 한달살이 이야기.

2. 2023년 초여름, 작년 제주 한달살이에 이은 선우비-오쓰 부부의 타지 생활 2탄! 속초/고성으로 떠난다. 제주에서 타지살이의 쓴맛과 단맛을 골고루 보았던 터라 이번엔 단맛에만 집중하기 위해 기간을 반으로 줄여 반달살기다. 이것저것 많이 하자는 욕심 내려놓고 설악산과 동해의 아름다운 해변을 즐기기에 집중한 그들은 과연 제주에서 얻지 못한 무위도식의 즐거움을 깨닫게 되었을까?

3. 2024년에도 어김없이 돌아온 선우비 - 오스씨 부부의 타지살이! 이번엔 광주, 선유도, 군산에서 열흘살기다. 어느덧 ‘프로 타지살이러’가 된 이들이지만, 기상청으로부터 여행 내내 홍수와 돌풍이 예고되자 망연자실하게 되는데… 과연 이들은 자연의 훼방을 이겨내고 성공적으로 여행을 이어 나갈 수 있을까. 광주 남자를 특히 좋아하는 선우비의 광주 게이바 탐방기까지, 흥미진진한 이들의 타지살이에 함께 동참해보자.



책 속에서



1. 어떤 게이든 자신만의 디바 한 명쯤 품고 산다는 말이 있다.
나에겐 이효리다. <효리네 민박>을 보고 완전히 반해버렸다. 그 프로그램을 통해 “효리처럼”은 다시금 시대정신이 되었다.
그녀는, 스몰웨딩, 유기견 돌보기, 가죽 제품 사용금지, 요가, 명상, 비건 등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픈 일들을 현대인들이 추구해야 할 힙한 무언가로 바꿔버렸다.
나도 힙스터가 되고 싶었지만, 50대 게이 꼰대, 자존감 낮은 몸매, 코스트코 중독자, 개를 살짝 무서워하는 고양이 집사.
사실상 이번 생은 글렀다고 봐야지.
그래도 기왕 제주도에 왔는데, ‘효리처럼’의 맛은 살짝 보고 싶었다.

2. 그러고 보니 "도장 깨기"는 우리 여행의 특징을 적확하게 표현해 주는 단어처럼 느껴진다. 혹시나 해서 네이버에서 도장 깨기 여행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았다. 대체로 한 군데 '지역'을 선정해, 그 지역의 관광코스를 모조리 섭렵하는 걸 도장 깨기 여행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우리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우리의 도장은 '지역'이라기보다는 '주제'에 가깝다.
제주 한 달 살기를 하는 동안 하루에 두세 개씩 40여 개의 오름에 오른다든지, 도쿄에 가서 지역구별 남성 편집숍을 돌아다니며 여행 내내 쇼핑만 한다든지 하는 식이다.
"우리, 이 먼 곳까지 와서 왜 '이것만' 하고 있냐."
가끔 오스씨가 볼멘소리로 항의하지만, 나도 잘 모른다. 맘에 드는 작가(소설가, 만화가, 음악가, 가수, 영화감독 등)가 생기면 전 작품을 모아야 직성이 풀린다. 그리고 그렇게 끝을 보아야 새로운 곳에 관심을 돌릴 수 있다.
그런 '외골수 편집증'은 함께 사는 파트너에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선사하는 나쁜 버릇일 텐데, 어휴... 그런 면에선 우린 어찌나 천생연분인지. 사귀고 나서 처음 오스씨 집에 갔을 때가 기억난다. 방 하나를 통째로 옷방으로 쓰고 있었는데, 그 많은 옷 대부분이 한 개의 브랜드 제품이었다.
그런 면에서 우리도 <설악산일기>의 작가들만큼이나 특이한 부부다.

3. 중년 이상의 나이대 게이가 갈 수 있는 게이바는 가볍게 한잔 하는 원샷바와 단란주점 형태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친구가 "노래하고 싶다"라고 청하지 않는 한, 원샷바에서 칵테일이나 와인 한잔 하는 걸 즐긴다. 단란주점에 가도 노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나야 마이크 잡으면 놓기 싫어하는 성격이었고, 오스씨조차 70년대에 유행했던 노래들이나, 일본 엔카도 구성지게 부를 줄 아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성대가 늙어가면서, 또 아이돌 음악이 흥하면서 노래방에서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점점 줄어갔다.
그러다 어느 나이를 기점으로 더 이상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부담스러워졌다. 일단 키가 너무 낮아져서 내가 신청한 노래가 나오면 키부터 낮춰야 한다. 평소 연습을 단단히 했으면 적당한 키를 외웠다가 능숙하게 높낮이를 맞출 텐데, 술 먹고 대책 없이 부를 때가 많다 보니 키 조정하느라 앞부분은 다 날리고, 고음에선 삑사리 투성이가 되곤 일쑤다. 근사한 남자란 이미지를 팔고 싶은데, 헛웃음 유발하는 사내 장기자랑 애송이로 전락하는 일이 반복되자, 게이바 무대 은퇴를 선언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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