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레이븐 저택의 비밀>
준수한 그래픽과 으스스한 스토리, 매력적인 주인공을 내세워 화제가 된 공포게임.
그것이 이언이 빙의한 세계의 정체였다.
이성을 잃고 주인공을 죽이려다 파멸하는 단역에 빙의한 이언.
그 비극적인 전개를 피하려 어린 주인공 애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저주받은 저택에서의 스산하면서도 평화로운 나날도 잠시.
아이에게 친절했을 뿐인데 별안간 시스템 메시지가 자유 분기 활성화를 알리고,
갑작스러운 사망 사건과 피치 못할 선택으로 어린 애쉬와 이별.
세월이 흘러 겨우 성인이 된 애쉬와 마주하게 되지만 멘탈은 0%인 상태.
과연 이언은 죽지 않고 무사히 이곳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
“……왜 말해주지 않으셨어요?”
갑자기 크나큰 절망에 휩싸인 젖은 목소리가 작은 등에서 들려왔다.
“어?”
당황해서 되묻는 말에 작은 어깨가 곧 서럽게 들썩거렸다.
“절 떠날 생각이라면서요….”
“…그, 그거야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지. 당분간은 절대 아니야.”
갑자기 추궁 아닌 추궁을 당하게 된 이언은 자신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저도 데려가 주세요.”
작게 반복해 말하다 애쉬가 올려다보았다. 제비꽃색 같은 눈동자가 흠뻑 젖어선 자신을 올려다보는 것이 안쓰럽기 그지없다. 작은 손이 어디서 그렇게 힘이 나는지 아프도록 팔을 움켜쥐었다.
“아, 아니면 저 데려가실 게 아니면 여기서 같이 살아요. 기억도 없다고 했잖아요. 제가 앞으로 더 잘할게요.”
애쉬는 이언의 목을 끌어안고 어깨를 들썩이며 다시 어린아이처럼 서럽게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