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이상한 장례식이었다.
슬퍼하는 이는 없고, 망자의 남편은 흰옷을 입었다.
거기에 더해, 장례식 주인공이 관뚜껑을 박차고 일어났다.
“와아! 죽는 줄 알았네!”
본인의 장례식에서 되살아난 왕비 마리넬라.
남편과 시어머니는 저들 좋을 대로 마리넬라를 오해한다.
“마리, 기억을 잃었구나.”
“죽은 척하고 관심받으니 좋던가요?”
물론 둘 다 틀렸다.
왕비는 죽은 게 맞고, 왕비의 몸에는 다른 이가 들어앉았으니까.
***
루머로 망한 스타, 배우 이마리.
매니저가 쓴 소설 <죽일 사람이 너무 많아요>에서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는 엑스트라에 빙의했다.
“왜 하필 죽은 사람이냐고….”
죽었어야 하는 불쌍한 여자, 마리넬라.
게다가 마리넬라의 남편 오언스는
무능한 폭군으로 살다가 자결할 운명의 악역이다.
“마리,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마. 이번에는 내가 꼭 너를 지킬 테니까….”
“전하, 제가 관짝도 열고 나왔는데 못할 게 뭐가 있겠어요?”
예고된 나락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표지 일러스트 : 윗펄
타이틀 디자인 : 도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