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마녀를 증오했다. 마녀는 아름다웠고, 매혹적이었지만 불행했으니까. 아니, 정확히는 주변을 불행하게 만들었으니까 말이다. 마녀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그녀를 둘러싼 모든 인간의 삶은 전부 망가졌으니까 말이다. 증오, 분노, 비난…….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온몸에 끌어안은 채 그렇게 마녀들은 죽음을 맞이했다. 자유를 잃고, 삶을 잃은 채. 하지만, 그런 그들이 있었기에 사람들은 살아갈 수 있었다. 모든 불행이, 지독한 가난과 역경이, 마녀의 탓이기에……. 손가락질하고 욕을 하고 침을 뱉을 대상이 있었기에 살아갈 수 있었다. 그래서였다. 이 아슬아슬한 평화는 단 한 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왜냐하면, 마녀가 도망쳤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