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사랑?”
경준의 목소리가 쓸쓸하게 느껴졌다.
“사랑으로 극복이 될까?”
그가 삐딱하게 웃었다.
“사랑이랑 상관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아니…….”
그가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사랑이란 게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이 세상에 사랑 같은 건 환상에 불과하다고. 돈 없이도 널 행복하게 해 줄 거라는 말, 못 할 것 같아서. 그런 거짓말 웃으면서 할 자신이 없어서.”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네가 말하는 사랑은 그냥 판타지 같은 거라고 말하는 거라고!”
*
“그래, 우리 그만 만나자.”
지흔의 말에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생각해 보니까 너 정말 별로인 거 같아.”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네가 빚이 있어서? 너희 형이 망해서? 네 형수한테 숨겨 둔 애가 있어서? 그런 구질구질한 집안이라서? 아니…….”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네가 이기적이라서. 너 힘들다는 이유로 나 혼자 삽질하게 하고 걱정하게 하고, 되게 위해 주는 척하면서 정작 중요한 일은 입 다물고 말도 안 해 주고. 날 지켜 주지 못했다 어쨌다, 그런 소리나 하면서 사람 상처나 주고.”
빚?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인데. 난 네가 좋아 죽겠는데, 그래서 빚이 있든 말든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자, 봐. 보라고. 내가 환상인지. 너를 보자마자 뛰는 내 심장이 판타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