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착하고 어린 마녀 밀리아나.
제 친인척을 모조리 죽이고 그녀의 삶마저 침범한 학살자를 막기 위해 과거로 왔다.
거기까지는 좋았지만…….
“…엄마?”
“네……?”
학살자에게 엄마라는 소리를 들을 줄 몰랐다.
그때, 학살자의 아버지 대공 전하가 나타났다.
미래에 학살자에게 죽임을 당하는 인물.
“너……. ‘마녀’의 하수인인가?”
그런데 첫 만남부터 의심을 받아버렸다.
저한테 이러시면 안 되죠! 제가 당신의 목숨 줄을 쥐고 있는데!
* * *
“내 아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평생 지켜보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나와 결혼을 해야지.”
“아, 안 돼요! 제, 제가 원하는 남편의 이상형은 다른 이들에게 상냥하며, 노인도 공경해야 하고, 궂은일도 열심히 하는, 숲속에서 생활해도 별 상관없는 평민이 좋아요! 그리고……. 유부남은 싫어요!”
“유부남이라니. 아들은 있지만, 아내는 없다만.”
“내가 싫은 거야……?”
붉은 눈동자에 아롱아롱 눈물방울이 맺힌 아이가 밀리아나의 손을 꼭 잡았다.
내가 대체 뭘 했길래. 대공이자 제국 신랑감 1위를 당당히 차지하는 그가 자신과 같은 평범한 평민과 결혼을 하겠다는 진위를 모르겠다.
“도, 도련님…. 그게 아니라…….”
“직함이 문제인가? 그럼, 대공직 따위 버리지. 그리고 숲속? 잘 생활할 자신 있다. 숲속에서 노숙한 경험이 다분하지.”
“저는 좋아요! 밀리아나랑 같이 숲속에서 생활하는 건가요?”
“너도 좋은가.”
언제는 서로 앙숙인 것처럼 싸우던 부자가 한통속으로 밀리아나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아들과 나를 둘 다 꼬셨으면서 우리를 두고 떠난다는 말은 하지 않겠지?”
“꼬, 꼬신 적 없어요!”
“무슨 소리야 밀리아나……. 나한테 다정한 말을 잔뜩 해주었잖아.”
“아들아, 이제 밀리아나라고 부르는 건 그만두거라.”
“아! 네! 어머니라고 부를게요!”
“잘 생각했다.”
기정사실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부자를 보며 밀리아나는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과분한 사랑도 어색했지만, 그녀에게는 절대 수락할 수 없는 사연이 있다.
‘나…. 마녀인데…….’
이 사실을 들키면 자신의 목이 날아간다. 그들에게 마녀란 절대 언급해서는 안 되는 금기시되는 존재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