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28세 채여름. 성실한 학업 태도, 우수한 성적, 학생 시절부터 다져온 각종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다져진 사회성. 여름의 스펙은 취업 프리패스감이지만 그녀는 매번 최종 면접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 오늘도 고배를 마시고 친구 혜인에게 하소연을 하던 여름은 그녀에게 차마 다 털어놓지 못한 면접의 마지막 질문을 떠올리며 하루의 끝을 정처없이 방황한다. 그러다가 길을 잘못 들게 되고 그곳에서 시공간의 왜곡을 통해 10년 전으로 떨어진다.
"10년 전이야. 무려 '그 때' 라구. 그럼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야."
18세 채여름은 열 여덟살 한 해를 치열하게 살았다. 그 기억의 중심에는 '세이'가 있다. 그 때도 지금도 여름의 속을 울렁거리게 만드는 세이. 가장 예쁘고 가장 부유한데 가장 불행했던 친구.
여름은 세이를 만나자마자 목놓아 울었다. 다른 애들이 놀리거나 이상하게 생각해도 세이의 곁에서 한 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세이야, 내가 이번엔 꼭, 살려줄게.“
여름은 세이의 껌딱지를 자처하며 지키지만 어째서일까? 여름이 아무리 세이와 모든 걸 함께 한다해도 세이는 늘 다치고 만다. 다른 친구들, 심지어 가족도 여름이 행동을 바꾸면 결과도 따라서 바뀌던데 왜 세이만 늘 같은 결과가 나올까? 이대로 가다간 후회하는 '또' 벌어질까봐 불안하여 나날이 예민해져가는 여름….
"그쪽은 누군데요?“
"저요? 어, 저는 서주원인데…. 인적사항을 다 말해야 해요? 이거 혹시 뭐 번호 따는 그런 건가요?“
"뭐래. 그런 거 아닌데요? 그치만 제가 좀 알아야 할 거 같긴 해요.“
그런 여름의 앞에 '주원'이 나타난다. 주원은 여름이 '원래'의 열 여덟살 때 만나지 않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은, 어쩌면 세이를 살릴 사람이라는 뜻이 아닐까? 세이가 죽는 과거를 바꾸면 자신도 세이도, 모두가 다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