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우리 집 여자들 시간여행 할 수 있는 거 알고 있냐?” 나는 입에 넣은 밥을 씹을 생각도 못 하고 눈만 꿈벅거렸다. 어디서부터 꿈이지? 정말 둘 중 하나다. 꿈이거나 할머니가 충격으로 같이 이상해지셨거나……. 딴생각에 빠진 나를 보고 할머니가 바닥을 탁 때렸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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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스물둘이에요, 이름은 박찬희. 누나들 말 놔요.” “그래, 반갑다.” 옥이가 내민 손을 박찬희는 조심스럽게 잡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나도 악수해야 하나? 왠지 같이해 줘야 할 것 같아서 손을 들었더니 이 녀석이 내 손은 위아래로 방정맞게도 흔들어댔다. 이놈 자식 보게. 대체 뭐 하는 놈이지? 눈을 게슴츠레 떴더니 박찬희는 흐흥 소리를 내면서 웃었다. 곰살맞은 미소였다. 너무 곰살맞아서 수상할 정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