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많고 가릴 것 많은 사내 연애는 남자친구의 바람으로 끝났다. 그 지독한 사랑의 뒤처리보다 더 끔찍한 건 자신이 초라한 피해자의 이름을 뒤집어써야 한다는 것. 그래서 은재는 계약 연애를 제안했다. 오빠의 친구이며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대표인 차진헌에게. 능력 좋고 잘생긴 남자만 ‘갑’이 되란 법은 없으니까.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대표님.” “내가 최선을 다하면 강은재 대리가 곤란해질 텐데 괜찮겠어요?” “네?” “그러다 나한테 진짜 반하면 어쩌려고.”
그렇게 시작된 계약 관계. 사랑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으니 은재는 그저 계약 이행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이렇게 잘생긴 얼굴로 자주 웃어주면 오해받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 오해받고 싶은지 자꾸 내 앞에서 웃는다. 이 계약, 과연 끝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