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모든 게 완벽한 줄 알았던 그 선배. 알고 보니 게임 중독자였다.
중독자 옆에 있다 보니 저마저 중독자가 되기라도 한 걸까, 시도 때도 없이 제 눈앞에 나타난다.
'예쁘다.'
하루종일 키보드나 두드릴 손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을 땐 이미 늦은 후였다.
선배 앞에서의 저는 항상 레벨 1이었으니까.
"관심 있어? 같이 할래?"
"그냥요……"
"내가 진짜 재밌게 해 줄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게임 중독자엔 게임 중독자. 반드시 만렙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스무 살의 끝자락, 장권주의 인생 제3막이 열렸다.
무려 게임 중독자의 형태로.
***
“선배.”
줄곧 재고 있던 타이밍이 지금인 것 같아 권주가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저 반가운 후배 중 하나일 뿐인 자신에게 특별한 관심과 더한 호감을 갖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꽤 오래 이 상황을 기다려온 탓에 심장 뛰는 소리가 점점 거세지는 것 같았다.
“저 그, 게임해요.”
“어?”
“아크 세레니티요. 선배가 계속 얘기하던 게 생각나서…해 봤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계속하고 있어요.”
예상치 못한 게임 이야기에 지원이 아이스크림을 밀어 넣던 손을 그대로 멈췄다. 아크 세레니티를 한다고?
반가운 얼굴의 후배 입에서 툭 떨어진 이름은 상상 그 이상으로 반가웠다.
“어디, 무슨 서버에서 해?”
“아스카요.”
심지어 운명처럼 같은 서버. 너무 대놓고 기쁜 티를 내면 웃길 것 같아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침착하게 끌어내린 지원이 물었다.
“친추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