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아, 아. 이런 지루한 세상, 빨리 멸망이라도 해버렸으면 좋겠다. 변함없이 푸른 하늘을 보면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 걸 증명하는 거 같다. 내가 일진들에게 맞아도, 담임에게 말해도, 여전히 하늘은 맑기만 했다. 맑았다. 지독하게도 맑았다. 제길. 짜증 나. 누군가는 분명, 반문하겠지. 그렇게 욕을 할 정도로 하늘이 싫으면 그냥 교실 안으로 쳐들어가라고. 근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신기하게, 그렇게 싫어도 결국 보게 되더라.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은데 잡히지 않는 하늘을 보면, 내가 자유로운 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그래서 미친개도 종종 하늘을 보는 걸까. 나랑 같은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종종 하늘을 보는 미친개의 모습을 목격할 때가 있었다. 텅 빈 눈으로 턱을 괴고 밖을 보는 그 녀석의 모습을 보면, 종종 눈을 가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 거 보지 마. 봐도, 기대해도 결국에는 실망하는데. 너도 늘 변함없이 푸른 저 하늘에게 반해버렸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발길질이나 안 당하면 다행이려나. 킥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