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키워드 : 책빙의물, 판타지물, 계약, 다공일수, 다정공, 귀염공, 헌신공, 능글공, 까칠공, 초딩공, 집착공, 연하공, 사랑꾼공, 짝사랑공, 상처공, 허당수, 재벌수, 능력수, 적극수, 얼빠수, 차원이동/영혼바뀜, 초능력, 인외존재, 질투, 오해/착각, 코믹/개그물, 달달물, 삽질물, 일상물
소설 보다가 푸념 한 번 했다고
원작 소설 속 최종 보스 격 악역에 빙의됐다.
바로 이능력자 길드의 대표이자 무능력자인 기윤재로!
당장 죽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아군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기윤재가 아님을 하현서에게 밝혔을 시의 행동을 예감해 봅니다.]
“그래서, 아니라고요? 윤재 형이 아니라고?”
아군은 무슨, 빙의자란 사실을 밝히면 그대로 게임 오버.
급기야 원작에서 내게 사망플래그를 꽂아 주신
주인공까지 만나 버렸다.
그렇게 1년.
한국에 정체불명의 게이트가 생성된 가운데,
신으로부터 기묘한 스킬을 선물받았다.
[이것만 있으면 당신도 이능력자! 입맞춤을 통해 능력을 빌려 올 수 있습니다!]
그럼…… 이능력자들이랑 뽀뽀하라 이거야?
게다가 주변 새끼들 눈빛은 또 왜 이런 건데?
“내 능력은 궁금하지 않아? 어떻게 쓰는지, 어떤 느낌이 드는지…….”
“나는 언제나 말했듯이 네 편이야.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줄 거야.”
[과연 플레이어는 어떤 삶을 살지, 신께서 지켜보실 겁니다. 그럼 God bless you!]
▶잠깐 맛보기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줄 거야.”
“뭐든지?”
응. 내 말에 권재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 앞에 있는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날 위해서 뭐든지 하겠다는 그의 말에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로 뭐든지 해 줄 수 있어, 형?”
“응.”
나는 고개를 숙여 그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며 한 손으로 그의 가슴팍을 쿡 찔렀다.
“그럼 맹세해. 나를 배신하지 않겠다고.”
설령, 내가 기윤재가 아니더라도 절대로 배신하지 않겠노라고. 나는 그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내 말에 권재혁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되묻지도, 얼굴 하나 찡그리지도 않았다.
그저 속 모를 태연한 얼굴을 하고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내가 그의 가슴팍을 찌르던 손을 거두려고 했을 때였다.
“좋아, 네가 그것으로 안심할 수 있다면.”
거두려던 내 손을 잡아 깍지를 낀 권재혁은 나를 올려다보며 웃었다. 순간 그의 가슴에서부터 파란빛이 흘러나왔다. 온몸이 파란 불에 불타는 것 같은 형상이 된 권재혁의 입이 열렸다.
『이능의 근원에 대고 맹세하건대, 나는 눈앞의 사람을 절대로 배신하지 않겠다.』
눈이 사르르 접힌 권재혁이 빙긋 웃으며 맹세를 이었다.
『설령 그가 기윤재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온몸에 퍼졌던 푸른 불꽃이 다시 가슴 속으로 빨려들어 가면서 권재혁의 낯이 조금 창백해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제약이 걸렸음에도 여전히 나를 왕처럼 올려다보며 무릎 꿇은 충성스러운 기사의 모습에 나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속에 뿌듯하게 차오르는 성취감에 나마저 어리둥절해졌을 정도였다.
“후회하지 않겠어?”
많은 뜻이 담겨 있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이해한 건지 권재혁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잡은 내 손을 들어 손가락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이미 많은 후회를 했으니…… 더 이상 후회하면 안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