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심근염으로 서서히 죽어 가던 티안은 심장 이식을 통해 새 생명을 얻는다.
기증자가 신경 쓰인 그는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심장의 주인을 조사해
기증자의 다이어리를 손에 넣는다.
다이어리 속에서 떨어진 한 장의 사진을 발견한 티안은
사진 속 남자를 보고 반응하는 심장을 느끼고
기증자의 궤적을 따라 그 남자가 있는 곳을 향하게 되는데.
* * *
바위처럼 넓고 단단해 보이는 등을 가지고 있는 사진 속 남자는 녹색 위장 무늬가 있는 군복을 입고 총을 든 채 가파른 비탈을 걷고 있었다. 그림자 속에 가려진 남자의 옆모습은 마치 저 너머에 있는 희망의 빛을 보는 것처럼 고개를 들고 산꼭대기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티안의 심장이 터질 것같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망치로 두드린 것처럼 심장이 아파오자 그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소파에 쓰러졌다.
티안은 의식적으로 폐 깊숙이 숨을 몰아쉬기 위해 빠르게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가슴의 통증이 가라앉자 그는 몸을 뒤로 젖히고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은 여전히 심장 속에 잠들어 있던 기억의 주인공인 군인의 사진을 꼭 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