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16년 동안 고아로 살아왔던 예나에게 가족이 생겼다.
보육원에서 자라 온 그녀는 우연한 만남으로 친할아버지를 찾고,
국내 최고 화학 회사 HP 일가로 돌아가게 된다.
가족을 찾은 것도 모자라 재벌가의 손녀가 되었지만
시련은 거기부터였다.
대놓고 괄시하는 큰아버지의 가족과 감시하는 고용인들까지.
예나에게 저택은 자유를 억압하는 감옥이 된다.
하루하루 괴롭던 어느 날,
저택에서는 사촌 언니 예슬의 약혼 상견례가 열린다.
예나도 참석한 자리에서 함 회장은 전조도 없이 약혼을 파투 내는데.
“대신, 둘째 손녀 예나와 차 전무의 약혼을 제안합니다.”
화기애애하던 자리가 아수라장이 되었으나,
이내 예나는 이것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 지옥 같은 저택을 탈출할 기회.
“저랑 약혼해 주세요. 그 집을 꼭, 나오고 싶거든요.”
자유를 갈망한 절박한 제안을 듣고 차준성은 모호하게 입술을 비틀었다.
“그 자유, 내가 줄 수 있기는 합니다.”
제안을 선뜻 수용해 주어 고마운 한편, 예나는 불안감을 느낀다.
도대체 이 남자는 무슨 생각일까?
나는 당신께 줄 수 있는 게 없는데.
“왜 없습니까?”
준성의 시선은 열기를 품고 있었다.
동정치고는 야하지만, 불순하지는 않은…….
저도 모르게 달아오른 호흡을 삼킨 순간,
준성은 예나의 남은 숨결을 앗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