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오를 한 여행이기에 그녀에겐 남다른 여행이었다. 하지만 순간의 마음가짐만 달라질 뿐 크게 달라질 건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꿈같았으니까.” 흔한 여행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녀와 재회한 그곳에서 스쳐 가는 그 말을 듣기 전까지는. 몇 번이나 그를 일렁이게 하는 그녀, 설지연.
“나도 꿈같았으니까.” 차츰 변해 가던 여행의 빛깔처럼 인생의 색마저 변해 버렸다. 어두운 빛깔이 서서히 걷히고, 그곳에서 본 가장 말갛고 선명하고 푸르렀던 구름처럼, 설렘을 담은 빛깔로. “당신이,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내내 꿈같았으니까.”